기독교 연극 날개를 달다              

교계 기독교연극에 무관심 … 연극인 협의회 구성으로 재도약 나서

대대적 연극 축제마련 관심 유도 … 전문성 갖춰 질적 수준 향상 모색도


           
어린시절 크리스마스이브날 교회축제를 위해 성극을 연습하고 발표회를 열었던 추억쯤은 누구나 갖고 있을 것이다. 국내 유수의 연기자들조차 자신들의 데뷔무대가 어린시절 동네 교회의 성극무대였다고 입을 모으는 것은 교회가 연극이라는 새로운 문화를 접하는 통로였으며 가장 활발한 연극활동을 벌인 곳이기 때문이다. 사실 일반 연극 발전은 교회의 활발한 연극활동이 디딤돌이 되었다는 주장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의 기독교 연극은 일반연극과 비교할 때 여러모로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기독교연극에 대한 교계적인 관심도 낮을뿐 아니라 연극의 질적인 수준도 상당부분 뒤쳐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일반적으로 기독교 정극은 심각하고, 무거운 분위기가 많기 때문에 일부 매니아를 제외하고는 크리스천들에게 조차 어필하기 힘든 면이 많다.


기독교연극이 크리스천들에게 조차 외면받고 있는 것은 관객들에게 신앙적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는 굴레를 벗지 못해 심각하고, 성스러운데 집착하기 때문이라는게 첫 번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또 영세한 극단들의 극심한 재정적 어려움과 이로인해 기독연극인 스스로 전문성을 키우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기독교 연극계에도 많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기독교 연극도 이제 성경 각색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우리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많은 신앙적인 갈등, 사회 비판극, 코메디 등으로 다양한 주제를 아우르며 형식 또한 정극과 함께 젊은 층을 공략할 수 있는 뮤지컬 등이 등장하며 기독교연극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기독교연극인들은 최근 기독교연극협의회(회장 박병득, 극단 예꿈)를 조직하고 기독교연극에 날개를 달기위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협의회장 박병득 목사는 “협의회를 통해 각 극단이 연합해 전문성을 키우기 위한 교육을 실시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박 회장은 기독교연극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이루어 질 수 있도록 “내년 1월부터 크리스천드라마뮤지컬 축제와 연극뮤지컬 캠프 등 기독교연극을 널리 알리기 위한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협의회는 대대적인 기독교연극축제를 마련하고 기독교연극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기독교 드라마뮤지컬 축제를 펼칠 예정이다.


연극협의회는 기독교 연극도 CCM과 같은 기독교 대표문화로 거듭나겠다는 목표 아래 제1회 CDM(크리스천 드라마 뮤지컬) 축제를 개최한다.

연극협의회가 주최하고 뮤지컬 마굿간이 주관하는 이번 연극축제는 내년 1월 4일부터 18일까지 대학로 세우아트센터에서 열리며 총 9개 극단이 참여해 9가지 색다른 무대를 선보인다. 특히 정극뿐만 아니라 뮤지컬과 판토마임도 포함되어 있어 젊은 크리스천들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공연은 1월 4일 극단 위트니스가 뮤지컬 ‘죄수번호 1225’을 시작으로 5~6일 극단 더 클라운이 판토마임 ‘덫에 걸린 웃음 한조각’,  6~7일 극단 시심이 정극‘ 냉혈지대’, 8~9일 극단 디아코노스가 정극  ‘인생버스, 병아리신자 시끄러운 교회가다’, 10일 극단 두란노가 정극 ‘사로잡힌 영혼 ‘주기철’, 11~12일 극단 재채기가 정극 ‘탈옥’, 13~14일 극단 증언 정극‘빈방있습니까?’, 15~16일 극단 칼레오가 정극 ‘흔적’, 17~18일 극단 마굿간이 뮤지컬 ‘세월이 변해도’를 각각 공연한다.

협의회는 이번 연극축제에 대한 관심을 이끌기 위해 홈페이지(www.cdm.or.kr)를 마련하고 각 작품에 대한 소개 등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축제는 정통 성극에서부터 일상적인 소재까지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고 있어 자신의 취향에 맞게 골라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기독교연극이 지루하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다면 한번쯤 기독교연극의 실제를 경험해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문혜성 mcomet@kehc.org